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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진격의 마약 [천영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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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8-12-12 17:51 조회 : 3,028회

본문

진격의 거인, 진격의 마약!                                                                         


진격의 거인이라는 일본 만화영화가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 거인 족에 의하여 인류의 절반이 살육 당한 이후 인간들은 3중의 거대한 벽을 쌓아 놓고는 그 안에서의 자신들만의 삶을 평화롭게 이어가죠.
그런데 어느 날 도저히 넘어오지 못 할 거라 생각했던 벽을 부숴버리는 거대 거인이 등장하고 거인들은 인간들의 거리를 활보하며 거침없이 인간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합니다.
철옹성일 줄만 알았던 첫 번째 외벽이 무너지던 그 순간 이후 두 번째 벽이 무너지는 것은 정말 한 순간이었습니다.

진격의 거인, 아니 진격의 마약은 우리사회 어디쯤 와 있는 걸까요?
우린 거인의 존재를 인지하고는 있는 걸까요?

흔히들 ‘마약’하면 조직폭력배들이나 하는 필로폰(히로뽕)을 떠올리지만
사실 마약류로 분류될 수 있는 약물들(필로폰 뿐만 아니라 대마초, 향정신성의약품 등 중독성 물질들을 모두 포함)을 고려한다면 실로 전 연령층에서 중독성 물질들의 확산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마약청정국’이란 거창한 구호는 이미 안드로메다로 날아간지 오래입니다.

먼저 통계를 한번 보실까요?


(출처: 마약류범죄백서 2016, 대검찰청)

우선 마약류범죄계수라는 개념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약류범죄계수란 인구 10만 명 당 적발된 마약사범의 수를 일컫는 지표로써 일반적으로 마약류범죄계수가 20을 넘어가는 경우 그 사회는 이미 마약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합니다. 왜냐하면 암수범죄(아직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숨어서 행해지고 있는 범죄)의 개념으로 보자면 적발된 인원의 약 20배에 이르는 사람들이 상습적으로 마약류 약물들을 투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는 IMF이후 처음으로 마약류범죄계수가 이미 20을 넘은 바 있습니다.
문제는 최근의 추세입니다.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2014년도에 적발된 마약류사범이 1만명에 이르더니 2016년 및 2017년에 연이어 사상 최대치인 1만5천명에 육박하는 급격한 증가를 보이며 이미 마약류범죄계수가 20을 훌쩍 넘긴 상태입니다.
암수범죄 범죄의 개념으로 보면 1만 5천명 X 20배 = 30만 명이죠. 얼마 안된다구요?
잠깐! 2017년 한 해 동안 적발된 사람이 약 1만 5천명이나 되는 겁니다. 이미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사람들은 물론 한 번 중독이 되면 평생을 지속하게 되는 중독의 특성을 생각하면 이미 우리 사회는 어마어마한 수의 마약류 중독자가 누적되어 있는 겁니다.

이미 마약류 중독은 전 연령층의 문제가 되어 있습니다.
사회 양극화의 틈 속에서 PC방에 갈 돈이 없거나 스마트 폰을 살 수 없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본드나 부탄가스가 여전히 손쉽게 쾌락을 얻을 수 있는 도구로 남용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잠 깬다고 먹고 있는 고카페인 음료의 카페인 함량은 이미 위험 수준을 넘었고, 초등학생들은 커피 속에 들어있는 카페인의 2-3배가 들어있는 고카페인 우유를 먹으며 등교하고 있습니다. 불금에 클럽에 가면 엑스터시에 취해 춤추는 젊은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못 믿으시겠다구요? 다이어트 약물은 ‘눈사람’으로 불리며 남용되고 있고, 마약류 성분이 교묘하게 배합된 다이어트 약품들이 ‘건강보조식품’이라는 명목으로 인터넷을 통해서 유통되고 있습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세를 탄 수면제 졸피뎀의 남용, 비교적 안전한 수면마취제로 알려진 프로포폴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에서만 마약류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왜냐구요? 프로포폴 중독자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보고되었거든요.
게다가 대마초는 이미 미국의 9개 주에서 합법화되었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마초 합법화의 광풍이 곧 몰아칠 겁니다.

이게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더 이상 한국이 마약 청정국이니 하는 철지난 구호 속에 머물러 있을 때가 아니란거죠.
중독성이 있는 모든 약물들과 식품들에까지도 우리의 경계심을 높여야 합니다.
학교, 아니 유치원에서부터의 예방 교육이 시작되어야 하며 정부는 예방을 위한 홍보는 물론 치료재활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제일 빠른....?
아니, 이미 늦어버린 때입니다. 적어도 마약은 그렇습니다.
진격의 거인이 벽을 넘어오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단순히 벽을 높이 쌓는 것으로는 안심할 수 없습니다.
각 개인과 사회가 거인을 물리치기 위한 입체기동 수준의 적극적인 대응 방식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면!!!


[정신의학신문 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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